존 레논이 사랑한 안경,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온 백산안경의 이야기

2026-01-29

출처: www.rolling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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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안경을 ‘패션’이 아닌 ‘정체성’으로 만든 인물

존 레논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스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기타를 든 뮤지션, 평화를 외치던 반전의 아이콘, 그리고 그 얼굴 위에 얹힌 둥근 안경이다. 그의 안경은 단순한 시력 보정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존 레논이라는 인물을 구성하는 하나의 언어이자 태도였다. 존 레논은 무대 위에서도, 일상에서도 같은 안경을 썼다.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감추지 않기 위해 선택한 도구에 가까웠다. 그의 둥근 메탈 프레임은 지성과 저항, 그리고 인간적인 연약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그가 안경을 벗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하다.
존 레논에게 안경은 “보이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 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안경은 패션을 넘어 정체성이 되었고,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존 레논이 사랑한 ‘라운드 프레임’의 계보

    출처: wumb.org

    존 레논의 안경이 특별했던 이유는 디자인 자체가 과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얇고, 둥글고, 조용하다. 라운드 프레임은 얼굴을 지배하지 않는다. 대신 얼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착용자의 표정과 눈빛을 가장 먼저 보이게 만든다. 이런 형태의 안경은 유행과 거리가 멀다. 트렌드가 강해질수록 라운드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고, 트렌드가 피로해질 때 다시 전면으로 나온다. 그래서 존 레논의 안경은 특정 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시대를 반복해서 통과하는 ‘기준’이 되었다. 라운드 프레임의 핵심은 비율이다.
조금만 두꺼워도 답답해지고, 조금만 작아도 코스프레처럼 보인다. 존 레논이 선택했던 안경은 늘 절묘한 균형 위에 있었다. 눈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은 분명했고, 자기주장을 하되 과시하지 않았다. 이 ‘절제된 기준’이 바로 존 레논 안경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 기준을 오늘날까지 정직하게 이어오는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백산안경, 존 레논 안경의 정신을 가장 정직하게 이어온 이름

      출처: hakusan-megane.co.jp

      1883년 일본 닌교초에서 시작된 백산안경은 1978년 역사적 모델이 된 ‘메이페어(mayfair)’를 출시하게 된다. 메이페어는 1980년 12월8일 존 레논이 피격 당시 착용한 모델로 이 사건 이후 브랜드의 큰 터닝포인트가 된다. 백산안경의 지금의 인기는 전설적인 락밴드 비틀즈의 존 레논 덕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존 레논은 “이 안경은 가장 완벽한 선택이었다”라고 할 정도로 백산안경에 대해 만족했으며, 그를 좋아하는 수 많은 팬들이 그의 안경을 찾아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매장을 오픈해 구매가 쉬워졌지만, 과거엔 일본 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안경 마니아들의 로망이었다. 일본 내에도 5개의 매장 밖에 없어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백산안경을 구입하러 일본을 방문할 정도였다. 현재에 백산안경은 존 레논의 명성을 얹어타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가 선택했던 안경의 태도와 기준을 계승한다. 백산안경의 프레임들을 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절제다. 얼굴에 얹었을 때 “안경이 눈에 띈다”기보다는 “사람이 먼저 보인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건 디자인을 잘했다기보다, 기준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증거다.

      왜 이제와서 ‘존 레논의 안경’인가

        출처: ercanocelik.com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이 말이 많은 시대다. 옷도, 액세서리도, 심지어 안경까지도 자신을 증명하려 애쓴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반대로 조용한 선택을 원한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물건,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기준 말이다. 그래서 다시 존 레논의 안경이 소환된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강했고, 유행시키려 하지 않았지만 사라지지 않았던 형태. 그리고 그 정신을 지금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해주는 선택지 중 하나가 백산안경이다. 과거의 아이콘을 소비하지 않고, 그 아이콘이 선택했던 이유를 오늘의 기준으로 이어가는 것. 존 레논의 안경은 결국 “어떻게 보일 것이가”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백산안경은 지금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유행을 따르지 않지만, 언제나 옳은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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