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라면 시력검사는 단순히 “안경 도수 재기”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눈의 길이, 눈 안쪽 신경(망막)의 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정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한안과학회는 최근 근시를 단순한 시력 저하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근시 도수가 1단계(1디옵터) 심해질 때마다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 위험은 20%, 눈 안쪽 중심부가 망가지는 ‘근시성 황반변성’ 위험은 67%나 높아집니다.
젊은 층도 예외가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는 2020년 2,046명에서 2024년 6,247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고도근시 환자가 안과 병원과 안경원에서 각각 챙겨야 할 정밀 검사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고도근시, 기준부터 쉽게 알아볼까요?
고도근시는 보통 안경 도수가 -6디옵터 이상이거나, 안구(눈)의 길이가 26mm 이상으로 길어진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하나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시력과 안경원(또는 안과)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시력 표기 방식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내 시력은 마이너스야”라고 말하는 것은 일상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표현이며, 안경원에서는 이것을 ‘시력’이 아닌 ‘디옵터(안경 도수)’로 나누어 정확하게 표기합니다. 두 표기 방식의 핵심 차이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일상에서 쓰는 ‘시력’ (소수 시력)
일상적으로 “시력이 얼마냐”고 물을 때 말하는 수치입니다. 한쪽 눈을 가리고 숫자가 적힌 시력판을 보며 측정하는 방식으로, 눈이 사물을 얼마나 선명하게 볼 수 있는가(능력)를 나타냅니다. 0.1, 0.5, 1.0, 1.5 등 소수점으로 표기합니다. 주의할 점으로는 이 방식에서는 시력에 마이너스(-)가 없다는 것입니다.
안경원에서 쓰는 ‘도수’ (디옵터)
안경원에서 처방전이나 렌즈 봉투에 적어주는 수치입니다. 눈의 상태(근시, 원시, 난시)를 교정하기 위해 필요한 안경렌즈의 굴절력(힘)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표기 방식은 D(Diopter, 디옵터) 단위를 쓰며, 0.25 단위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예: -2.50D, +1.25D). 근시는 마이너스(-) 기호로 표시하며, 숫자가 커질수록 근시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0에 가까울수록 시력이 좋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일상적인 표현으로 “시력이 -3.0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히 표현하면 “내 시력은 소수점으로 0.1 이하로 나쁜 편이고, 이를 교정하려면 -3.0 디옵터의 오목렌즈 안경이 필요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고도근시는 몇 디옵터부터를 말하는 걸까요? 보통 -6.00D 이상부터를 고도근시로 봅니다.
| 구분 | 디옵터 기준(일반적 분류) | 특징 |
|---|---|---|
| 경도 근시 (약한 근시) | -3.00D 이하 | 먼 곳이 약간 흐리게 보입니다. |
| 중등도 근시 (중간 근시) | -3.00D ~ -6.00D 미만 | 안경이나 렌즈 없이는 일상생활이 다소 불편합니다. |
| 고도 근시 (심한 근시) | -6.00D 이상(또는 안구 길이 26mm 이상) | 눈 안쪽 신경(망막) 합병증 위험이 커져 반드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
| 초고도 근시 (매우 심한 근시) | 약 -9.00D ~ -10.00D 이상 | 안경을 벗으면 눈앞에 아주 가까이 있는 물체만 겨우 보입니다. |
우리나라 청소년에게 고도근시는 매우 흔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13~18세 청소년의 10명 중 1명 이상(14.7%)이 고도근시를 앓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고도근시 환자의 눈은 앞뒤로 길게 늘어난 타원형 모양일 가능성이 큽니다. 풍선을 크게 불면 고무가 얇아지듯, 안구가 길어지면 눈 안쪽의 망막과 시신경도 얇게 당겨져 찢어지거나 약해지기 쉽습니다. 이것이 바로 굴절 이상 교정 외에도 고도근시 환자가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질환 검진(안과)과 안경 맞춤 시력 검사(안경원), 어떻게 다를까요?
안과 병원에서의 검사는 “눈에 질환이 없는지(의료적 진단)”를, 안경원에서의 시력 검사는 “안경을 어떻게 맞춰야 가장 잘 보이는지(굴절 교정)”를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목적이 다르며 서로 대체될 수 없으므로 모두 중요합니다.
| 구분 | 검사 이름 | 무엇을 알 수 있나요? |
|---|---|---|
| 안과 병원 검진(눈 질환 및 진단용) | 조절마비 굴절검사 | 눈의 초점을 맞추는 근육을 안약으로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눈이 긴장해서 생기는 ‘가짜 근시’를 걸러내고 진짜 시력을 잽니다. (어린이나 시술 전 환자에게 주로 시행) |
| 안압 검사 | 눈 속의 압력을 측정해 시신경이 눌려 손상되는 ‘녹내장’ 위험을 확인합니다. | |
| 안저 검사·망막 단층촬영(OCT) | 눈 안쪽 깊숙한 곳의 신경(망막, 황반) 상태를 특수 카메라로 정밀하게 찍어 숨은 질환을 찾아냅니다. | |
| 안구 길이(안축장) 검사 | 눈의 앞뒤 길이를 측정해 고도근시가 얼마나 위험한 수준으로 진행되었는지 확인합니다. | |
| 안경원 검사(안경 맞춤 정밀 시력검사) | 자동 굴절검사 | 턱을 대고 기계 안의 그림(열기구 등)을 바라보면, 기계가 빛을 쏘아 대략적인 근시·난시 수치를 빠르게 측정합니다. |
| 현성 굴절검사 (시력검사) | 검사 안경에 여러 렌즈를 바꿔 끼우며 “어느 쪽이 더 선명한가요?” 묻는 과정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편안하고 잘 보이는 도수를 찾습니다. | |
| 3D 정밀 피팅 검사 | 얼굴 형태와 눈동자 위치를 3D로 측정해, 안경 렌즈의 중심이 눈동자와 정확히 일치하도록 설계합니다. |
정밀 시력검사 전, 정확한 결과를 위해 지켜야 할 5가지
정확한 안경을 맞추기 위한 시력검사는 “검사 당일”보다 “검사 전 며칠”의 관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아래 5가지를 꼭 챙겨주세요.
첫째, 콘택트렌즈는 미리 빼 두세요 (가장 중요)
콘택트렌즈는 눈동자(각막)를 눌러 모양을 일시적으로 변하게 만듭니다. 렌즈를 낀 직후에 검사하면 내 진짜 도수와 다르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 소프트렌즈: 최소 3일 ~ 1주일 전부터 착용 중단
✓ 난시 교정용 소프트렌즈: 1주일 ~ 2주일 전부터 중단
✓ 하드렌즈 / 드림렌즈: 최소 2주 ~ 1개월 이상 중단 권장
둘째, 전날에는 스마트폰과 모니터 사용을 줄여주세요
가까운 화면을 오래 보면 눈의 근육이 잔뜩 긴장해서 굳어버립니다. 이 상태로 검사하면 근시나 난시가 실제 내 눈보다 더 심하게(나쁘게) 측정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수면을 듬뿍 취하세요
잠이 부족하면 눈이 건조해지고 피로해져 시력이 덜 나올 수 있습니다. 눈물 분비가 원활해야 시력 측정이 정확하므로 검사 전날에는 충분히 주무시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쓰던 안경과 특이사항 메모를 챙기세요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을 가져가면 예전과 시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하기 쉽습니다. 또한 “밤에 빛이 많이 번져요”, “오후만 되면 눈이 침침해요” 등의 증상이나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적어가면 상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다섯째, 시험이 아닙니다. 편안하고 솔직하게 대답하세요
시력검사는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흐릿하면 “흐리다”, 잘 모르겠으면 “잘 모르겠다”라고 편하게 말씀해 주셔야 가장 정확하고 눈이 편안한 안경 도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도근시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안과 질환 검진 포인트
고도근시 환자는 안경 도수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안과 병원을 방문해 눈의 길이와 눈 안쪽 신경(망막)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안구가 앞뒤로 길어지면서 신경막이 얇게 당겨지면, 눈 속에 비정상적인 약한 핏줄이 터지거나(신생혈관), 시신경 층이 벌어지는(망막층간분리)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전문의들은 이러한 합병증은 주사나 수술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시력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 권장 검진 주기
최소 6개월~1년마다 망막 정밀 촬영 및 안구 길이 검사를 실시합니다.
✓ 라식·라섹 수술을 한 사람도 주의
수술로 각막(눈 표면)을 깎아 안경을 벗었더라도, 이미 길게 늘어난 안구 길이와 얇아진 시신경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수술 후에도 고도근시 합병증 위험은 그대로 남아있으므로 평생 주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내 안경 처방전(결과지), 이렇게 읽으면 됩니다
안과나 안경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지에서 SPH, CYL, AXIS, PD 네 가지만 알면 내 눈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알파벳 표기 | 무슨 뜻인가요? | 쉽게 읽는 법 |
|---|---|---|
| SPH (Spherical) | 근시 / 원시 도수 | 마이너스(-)는 근시, 플러스(+)는 원시입니다. -6.00보다 마이너스 숫자가 크면(예: -7.00) 고도근시입니다. |
| CYL (Cylinder) | 난시 도수 | 마이너스 숫자가 클수록 사물이 겹쳐 보이는 ‘난시’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0이거나 비어 있으면 난시가 거의 없는 것입니다. |
| AXIS | 난시의 방향(축) | 0~180도 사이의 숫자로 표시되며, 난시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알려줍니다. |
| PD (Pupillary Distance) | 눈동자 사이의 거리 | 양쪽 눈동자 중심 사이의 거리(mm)입니다. 안경 렌즈의 초점과 내 눈동자의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숫자입니다. |
예를 들어 “SPH -7.00 / CYL -1.25 / AXIS 180”이라고 적혀 있다면, “고도근시가 있으며, 가로 방향으로 약간의 난시가 동반된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정확한 시력검사를 “얇고 편안한 안경”으로 완성하는 팁
내 눈의 도수를 정확히 알았다면, 그 수치를 렌즈와 안경테에 정밀하게 반영해야 진짜 편안하고 잘 보이는 안경이 탄생합니다. 고도근시 안경을 얇고 가볍게 만드는 3가지 요령이 있습니다. 단순히 렌즈의 굴절률(흔히 말하는 ‘압축 횟수’)만 높인다고 무조건 가장 얇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 안경테 사이즈는 내 눈에 맞게 작게
근시 렌즈는 오목렌즈라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두꺼워집니다. 안경테 크기가 작을수록 두꺼운 가장자리가 잘려나가 렌즈가 훨씬 얇아집니다.
✓ 렌즈 테두리를 감싸주는 테 선택
뿔테처럼 테두리가 약간 두께감이 있는 안경을 고르면 렌즈의 튀어나온 두께를 효과적으로 가려줍니다.
✓ 정확한 피팅과 PD(눈동자 거리) 측정
두께를 얇게 한다고안경테의 중심과 내 눈동자의 중심이 흐트러지게 제작하면 안됩니다. 일치하게 설계되어야, 선명도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고도근시 눈 검사 체크리스트
고도근시 환자에게 눈 관리는 평생의 과제입니다. 질환 검진은 안과 전문의에게, 정밀한 안경 맞춤은 숙련된 안경사에게 꾸준히 관리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시점 | 무엇을 챙겨야 할까요? |
|---|---|
| 시력검사 1주~1달 전 | 정확한 각막 상태 측정을 위해 렌즈 종류에 맞춰 콘택트렌즈 착용 미리 중단하기 |
| 검사 전날 | 눈 피로를 유발하는 스마트폰·모니터 사용을 줄이고 충분히 푹 자기 |
| 안경원 방문 당일 | 쓰던 안경, 복용 약, 증상 메모 챙기기, 검사에 솔직하게 응답하기 |
| 처방전(결과) 확인 시 | SPH(근시 도수), CYL(난시 도수), PD(눈동자 거리) 확인하고 궁금한 점 적극적으로 묻기 |
| ★ 정기적인 안과 진료 (가장 중요) | 안경 착용이나 시력 교정 수술 여부와 무관하게 최소 6개월~1년마다 안과에서 망막 단층촬영 및 안저검사 꼭 받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