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신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아이웨어의 시대
2025년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코엑스 마곡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국제안경광학산업전시회(KIOF)’를 다녀왔습니다.

서울 수도권 유일의 안경광학 전문 전시회라는 타이틀답게, 전시장은 국내외 바이어와 안경 관계자들로 북적였습니다. 지하철 3개선이 교차하는 마곡의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오전 시간임에도 이미 많은 관람객들이 각 부스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안경이 이렇게까지 진화했구나’였습니다. 단순히 시력을 보정하는 도구를 넘어, 이제는 ‘패션아이템’이자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고, 최근에는 여기에서도 더 나아가 첨단 기술이 융합된 형태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며 발견한 다섯 가지 주요 트렌드를 중심으로, 요즘 유행하는 안경테들에 대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복고풍 안경 디자인의 부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이 전시된 제품은 ‘금테안경’과 ‘무테안경’이었습니다. 해당 제품은 주요 브랜드 부스마다 전면에 배치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클래식한 금테 디자인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한 국내 안경 브랜드 부스에서 만난 안경 디자이너는 “레트로 트렌드가 패션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안경 디자인에도 복고풍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과거의 두껍고 무거운 금테가 아닌, 경량 소재를 활용해 착용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테 안경 역시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었습니다. 테가 없어 얼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인 무테 안경은, 최근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한 해외 브랜드 부스에서는 티타늄 소재를 활용한 초경량 무테 안경을 선보였는데, 착용해보니 안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습니다.
2. 가벼움으로 승부하는 뿔테 안경의 변신
뿔테 안경은 오랫동안 지적이고 클래식한 이미지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두껍고 무거운 착용감 때문에 장시간 착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경량화된 뿔테 안경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뿔테 안경 트렌드의 핵심은 ‘경량화’입니다. 전통적인 뿔 소재의 질감과 색감은 살리되, 프레임의 두께를 대폭 줄이고 경량 소재를 혼합해 무게를 줄인 제품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한 일본 브랜드의 경우, 특수 가공 기술로 뿔 소재의 밀도를 조절해 기존 제품 대비 30% 이상 무게를 줄였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뿔테 안경의 코받침 부분에도 젤리소재를 활용하여 장시간 착용에도 어려움이 없도록 설계가 되고 있는데, 뿔테 안경의 경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가고 있습니다.

3. 친환경 소재 안경의 등장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경 산업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은 ‘코르크 재질’로 만든 안경테였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브랜드 부스에서 처음 접한 코르크 안경은,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르크는 재생 가능한 자연 소재로 채취 과정에서도 나무를 베지 않아 환경 파괴가 거의 없고,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저자극성 특성입니다. 일반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코르크 안경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안경원에서는 최근 금속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코르크 안경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들었습니다.

4. 3D 프린팅으로 만드는 안경
3D 프린팅으로 만든 안경은 이제 우리 생활에서 더 익숙하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안경들은 내 얼굴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안경인데 최근 맞춤형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문량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특수 장비 앞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면, 불과 몇 분 만에 내 얼굴의 측정 데이터가 완성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나에게 최적화된 안경을 맞춤형으로 손쉽게 제작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담당자는 “기존 안경은 정해진 사이즈 중에서 비슷한 것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면, 3D 프린팅 안경은 내 얼굴에 완벽하게 맞는 세상에 하나뿐인 안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선택의 폭이 좁아서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종류도 많아져서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5. 안경이 스마트해지고 있다.
전시회의 마지막 코스에서 만난 것은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스마트 안경들이었습니다. 해당 안경은 ‘녹화기능’과 ‘스피커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어, 안경은 단순히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일상을 도와주는 도구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AI와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까지 결합된다면 스마트 안경의 확장성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겉보기에는 일반안경과 전혀 다를 바 없지만, 다리 부분에 초소형 카메라와 스피커가 숨겨져 있어서 안경만 쓰고 있어도 편안하게 음악을 듣거나, 내 시야에 있는 장면들을 사진 찍거나 녹화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경에 탑재되어 있는 녹화기능은 국내에서 요구하는 법적인 사항들까지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몇년 이내에 비즈니스맨들을 중심으로 더 넓게 퍼져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안경 시장은 이제 막 태동 단계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다음 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며 스마트폰 이후에 인간이 가장 밀접하게 사용 할 수 있는 디바이스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6년에는 어떤 안경들이 유행할까?
전시회를 나서며 깨달은 것은, 안경 산업이 더 이상 전통 제조업의 범주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패션, 환경,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었고, 복고풍, 친환경, 경량화, 기술융합 등의 다양한 키워드에 알맞게 빠르게 진화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유행이 없는 시기라고 말합니다. 그 만큼 시중에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고 고객들의 취향이나 눈높이도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시대가 다가온 것 같습니다.


